16대 대통령선거 구도의 확정이 역대 대선에 비해 지연됨에 따라 각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사의 후보자 초청 TV 토론회 역시 늦춰지고 있다. 지난 97년 15대 대선때는 7월말부터 당시 이회창(李會昌) 김대중(金大中) 김종필(金鍾泌) 후보를 초청한 토론회가 시작됐고, 8월중에는 특정 신문사와 TV 방송사가 손잡고 TV토론회를 본격화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그 시기가 한달 이상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디어를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검증해볼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대선후보의 TV토론회가 늦춰지는 것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신당 논의에 휘말려 후보로서의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인 데다 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아 대선구도가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만 후보로서 확고한 지위를 갖고 있고, 제3후보가 추가로 뛰어들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지난봄 당내 후보경선을 치르면서 TV토론회를 치렀기 때문에 당장 토론회에 대한 수요를 느끼지 않는 점도 지적된다. 노 후보측의 대선 선대위 출범 목표시점이 오는 27일 이전이고, 정몽준 의원이17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TV 토론은 빨라야 내달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내달부터 TV토론이 시작될 경우 토론준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후보자들은 지방방문 등 다른 선거운동 활동을 대폭 줄이든지, 이들 선거운동 일정을 이유로 TV토론 횟수를 줄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