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북한 방문과 관련,일본 정가에서는 '환영'과 함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잇따르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차세대 리더인 아소 다로 자민당 정조회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발표 후 가진 강연에서 "이번 방문은 창구를 열어 놓을 만한 상대인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국교정상화 교섭을 향한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을 갖는다고) 바로 성과가 나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총리 측근인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도 "북한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감정으로 임해서는 안된다"며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므로 냉정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내에서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확실한 매듭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간 나오토 민주당 간사장은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나라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것은 대단히 무거운 의미를 가진다"고 지적하고 "(들뜨지 말고) 구체적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예전처럼 꽃다발이나 받고 헤어지는 일이 없이 확실한 열매를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며 주도면밀한 회담 준비를 촉구했다. 정치권은 정상회담 발표 직후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간사장 등 극소수 인사를 제외한 절대 다수의 여야 지도자들이 고이즈미 총리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