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통합신당' 창당을 목표로 발족한 민주당 신당추진위원회의 영입교섭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1순위'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경우 민주당과는 별개로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민주당과 정 의원간 `결합'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의 통합신당 논의에 적극적 관심을 보여오던 김종필(金鍾泌)총재 등 자민련도 민주당과의 통합에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다. 추진위의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30일 "통합신당 논의가 잘 안되고 있는데, 잇단 선거 참패로 민주당과 합치려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민련은 (민주당과)합치고 싶겠지만 정 의원은 재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당추진위는 위원 전원이 나서 영입교섭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김영배(金令培) 위원장, 김원길(金元吉) 부위원장, 강운태(姜雲太) 의원 등이 공식 대외창구를 맡고 있는 상태다. 강 의원은 29일 정몽준 의원과 만나 권력구조 개편, 신당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나 정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강 의원이 정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 이렇다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 의원은 "통합신당을 창당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나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자민련측에서 충청권 출신인 김영배 위원장에게 비공식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정 의원의 `영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자민련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국무총리 지명자 임명동의안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둘러싼 각당의 첨예한 대결도 신당추진위의 활동에 제약이 되고 있다. 한 추진위원은 "총리 인준안과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정국이 요동친 이번주에는 추진위 회의를 제대로 열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다만 정 의원이나 자민련 역시 민주당과의 동등한 결합 등을 모색해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당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반론도 있다.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내달 5일 `신당의 위상과 과제'라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방침"이라며 "통합신당 창당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추진위의 한 의원은 "추진위원 전원이 비공개로 외부인사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다"면서 "내달 20일께 무엇인가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