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장대환(張大煥) 총리 지명자 국회 인준 부결에 이어 29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병풍(兵風)공방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총리 인준안 부결과 관련, 사전검증 실패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면서 해임건의안의 8월 임시국회 회기내 관철 의지를 재확인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해임안 처리의 실력저지 방침을 밝혀 물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해임안 처리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오전 국회의장실로 박관용(朴寬用) 의장을 방문,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한 반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이날 박 의장을 면담, "단독국회 사회를 보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당 소속의원들로 비상대기조를 편성,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대선기획단과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작을 막기 위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장대환 지명자 인준 부결에 따른 검증 책임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국정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정길 법무는 박영관 특수1부장을 유임, 민주당과의 검은 커넥션을 유지하려 했고 과거 장관시절 한빛게이트, 정현준.진승현게이트 등 숱한 권력비리를 축소.은폐했다"며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의 당위성을 설명키로 했다. 이규택 총무는 "민주당과 최대한 협의하되 끝내 반대하면 해임안 단독처리를 불사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29일은 민주당과 절충을 시도하고 30,31일 이틀간 해임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병역비리의혹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 민주당측의 병풍 공세에 대응, 한대표 병역문제를 쟁점화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및 중진의원 오찬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법무장관 해임안 저지를 위한 당내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28일 법사위 증언을 통해 병역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 후보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은 특히 해임안 저지를 위해 해임안 처리 유효시간인 이날 오후 2시 35분직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안 저지 방침을 재확인한 뒤 31일 오후 2시35분까지 소속의원들을 의원회관에 대기토록 지침을 내렸고,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과 본회의장 곳곳에 의원들을 투입, 박 의장의 본회의 사회를 원천봉쇄키로 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법무장관 해임안을 하루에 1천번을 내도 진실은 숨길 수 없다"면서 "현직판사와 군검찰관이 병역비리 사실을 증언한 만큼 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한인옥씨, 정연씨를 데리고 검찰에 자진출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도 "어제 법사위에서 유관석 소령과 이명현 중령이 이후보 아들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증언을 한 만큼 이 후보는 `비리가 있으면 당당하게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이제 지켜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현재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