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 군에서 의문사했던 허원근 일병의 사망원인에 대해 당시 부검결과가 머리총상에 의한 것으로 작성됐음이 확인돼 상관에의한 첫 오발 총격 당시 허일병이 생존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일병의 아버지 허영춘(63)씨는 25일 "당시 부검의의 부검기록에 따르면 사인은 '전두부(머리앞쪽)의 총상으로 인한 심한 대뇌의 파괴'였고, '좌.우측 가슴 모두에 생활반응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부검결과는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중간조사결과 '지난 84년 4월2일 오전 2∼4시께 허일병이 하사관의 총기오발로 오른쪽 가슴에 총을 맞고 사망하자, 군에서 허일병을 다른 장소로 옮긴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다시 왼쪽 가슴과 머리에 총을쏜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비춰, 당시 첫 오발총탄을 맞았지만 아직 생존해 있던 허일병을 향해 사고은폐를 위해 추가총알이 발사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특히 '좌.우측 가슴 생활반응' 부검기록은 허일병이 먼저 오른쪽 가슴에 총탄을 맞고 9시간이 지난뒤 다시 왼쪽 가슴과 머리에 실탄을 맞았음에도 살았을 때만 나오는 생활반응이 오른쪽 가슴에서 나왔다는 부검결과로, 허일병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누군가가 실탄을 쐈다는 정황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허씨는 전했다. 허씨는 "당시 부검의가 '나는 사건 현장에 가보지 못했고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없으며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며 "당시 부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문사위는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사고현장인 육군7사단에서 허일병 자살조작은폐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