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조선적십자회(위원장 장재언.張在彦)가 24일 전달해온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순차상봉 북측 후보자 120명 명단은 남북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새삼 확인케 했다. 북측 후보자의 연령 분포가 ▲60대 47명 ▲70대 69명 ▲80대 4명 등으로 나타나 이산가족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북측이 이번에 후보자 200명을 채우지 못한 채 재작년과 작년 2, 3차 상봉을 위해 선발됐던 후보 중 남측 가족이 확인된 120명의 명단만을 보낸 까닭에는 이같은 고령화 현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측 후보자 중 최고령자는 경기도 여주군이 고향인 리규염(82)씨로, 남측의 딸 진옥(59).진금(53)씨와 상봉할 것으로 보인다. 6.25 전쟁 중 이산가족이 된 리씨는 북한에서 개성시 인민위원회에서 일했으며 작년 3월 서신 교환 대상자로 선발돼 두 딸과 편지를 교환하기도 했다. 북측 후보자들 중에는 영재학교인 평양제1고등중학교 배재인 교장(66),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 하영순(여.73)씨 등이 포함돼 있지만 이전 상봉자들에 비해 유명 인사가 적은 편이다. 경북 안동 출신인 배재인씨는 6.25전쟁 당시 월북해 북한에서 평양사범대학(현김형직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교사의 길을 걸었으며,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다. 충남 금산 출신인 하영순씨는 19세 때인 지난 48년 8월 충북 옥천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월북했으며 현재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동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제3차 후보명단에 포함됐다 탈락한 국군 출신의 리기탁(74)씨와 손윤모(68)씨, 서울교향악단에서 활동했던 신명균(71)씨 등도 포함돼 있다. 북측의 조선적십자회는 대한적십자사측에 대해 24일까지 명단 교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석 전에 이산상봉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오는 등 이산가족 상봉 실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보이고 있다. 물론 남측 이산가족 후보 200명을 찾을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새달 4일 금강산에서 열릴 총재급 적십자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한적과 정부는 이날 북측 후보 120명의 명단을 언론에 공개하는 한편, 남측 가족들을 대상으로 상봉 의사 확인 작업 등에 나섰다. 북측 이산가족의 상봉 대상자로 확인되는 남측 가족들은 대한적십자사 본사(☏02-3705-3705)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