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재계 및 노동계와의 관계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재벌 2세 출신이란 점이 대선가도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재계와의 원근 조절 및 노동계의 거부감 해소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 골프를 친 것도 이같은 대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물론 정 의원측은 "지난달 월드컵 성공개최를 지원해준데 대한 감사인사 차원에서 전경련을 방문했을 때 약속됐던 것"이라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 의원이 내달초 대선출마 선언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뤄진만큼 의미가 부가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날 골프모임에는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과 현명관(玄明官) 삼성물산 회장, 김승연(金昇淵) 한화 회장, 이웅렬(李雄烈) 코오롱 회장, 김승정(金昇政) SK글로벌 부회장, 이연택(李衍澤)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의 재벌 및 경제, 노동정책에 대한 입장을 타진했고 정 의원은 자신의 대선출마에 대한 재계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는데 주력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출마선언 전까지 경제계 및 노동계 인사를 폭넓게 접촉, 사전 정지 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마선언 때 재벌.경제.노동 정책에 대한 입장을 개략적으로 밝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가 23일 "주가와 회사경영에 미치는 부작용 때문에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반대하며, 출마할 경우 지분을 처분하라"고 성명을 낸데 대해서도 응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한 핵심측근은 "지분 처분 등 현대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문제는 정 의원이 오랫동안 생각해온 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마 때 이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