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어선 기관장 리경성(32)씨가 남한 텔레비전 방송의 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즐겨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리씨는 노동당 민방위부의 '114지도국' 소속 선박인 '대두8003호'에 비치된 중국산 흑백TV를 통해 남한 뉴스를 비롯 오락프로그램인 '가족오락관', 일일드라마 '당신옆이 좋아' 등을 시청했다고 관계기관에 진술했다는 것이다. 남과 북은 TV 주사방식이 NTSC와 PAL로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방의 TV시청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TV수상기 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북한내에서도 평양 이북을 비롯 산악지형의 난시청 지역을 제외하곤 남한 TV 시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주사방식을 모두 시청할 수 있는 수상기가 개발됐고 이같은 방식을 변환시켜주는 VCR도 나와 북한의 일반가정에서도 기기만 갖추면 특별한 기술적 어려움없이 남측 TV 수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탈북자들도 남한 TV 수상기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반입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주사방식이 PAL이 기본이지만 최근에는 NTSC 방식도 수신이 가능한 TV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어선에 비치된 TV도 이같은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휴맥스 등 국내 방송기기 업체가 최근 NTSC와 PAL 방식을 자동변환하는 위성방송용 셋톱박스를 개발해 앞으로 양측의 TV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 한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노동당 대남담당 부서는 NTSC 전용 수상기를 통해 남한 TV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