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발언파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정연씨 병역면제에 대한 검찰수사는 지난 7월31일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가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한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김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연씨가 병역을 면제받는 과정에 어머니인 한인옥 여사도 연루돼 있다. 수사가 시작되면 한 여사가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 증거를제시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튿날 한나라당은 "김대업씨 주장은 터무니 없는 음해"라며 김씨를 맞고발함으로써 정연씨 병역문제는 정치권 공방 차원을 넘어 완전히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대업씨와 한나라당간의 고소.고발사건을 서울지검 특수1부에 배당,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배당을 앞두고 어느 부서가 수사주체로 결정될지에 시선이 쏠렸으나 검찰은 수사의 공정성을 명분으로 병역비리 수사팀이 설치된 서울지검 특수1부로 사건을 배당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사건배당 이유에 대해 "명예훼손 여부 및 수위를 가리기 위해선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이 사실인지를 정확히 따질 필요가 있는데 병역비리 수사에 대한노하우와 인력을 갖고 있는 특수1부가 수사주체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치적배경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에앞서 정연씨 병역문제를 둘러싸고 올 5월부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는 "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올 1월 수뢰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97년 대선을 앞두고 정연씨의 병역비리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대책회의에는 김길부 전 청장 외에 이 후보 측근인 한나라당 K, J의원, 병무청고위관계자 등이 참석했다고 오마이뉴스는 김대업씨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나라당이 문제를 삼았던 박영관 특수1부장의 발언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박 부장검사는 기자들이 오마이뉴스 보도내용에 대해 계속 확인을 요청하자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가 열렸다는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병역기록이 변조됐다는 첩보는 있으며 공소시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정치검사' 운운하며 정치적 해석을 달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따라 원론적인 것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는 관측이우세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