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권영길(權永吉) 대표가 21일 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대선 주자군을 싸잡아 비판했다. 당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시 당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부산에 온 권 대표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 광장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말 대선에서 범민주진보진영의 후보로 출마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뒤 이.노.정씨 등 대선 주자군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권 대표는 "정치권이 이합집산과 말의 공방속에 갈등만 증폭되고 민생은 파탄됐는데도 온 나라가 이회창 후보의 병역 비리의혹과 민주당의 신당 창당 문제로 시끄럽다"고 지적한 뒤 "민주노동당만이 복지와 평화,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정치세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한나라당 이 후보와 관련, "그는 8.11 재.보선 직후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으며 의혹이 드러난다면 대선 후보 사퇴와 함께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그러나 최근 김대업씨의 진술 등을 통해 의혹을 살만한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공박했다. 권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그동안 툭하면 특검제를 들고 나왔지만 이 후보의 병역 의혹 진상 조사를 위한 특검제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며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노 후보와 연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무현과 권영길이 걷는 길이 분명히 다르기때문에 한마디로 가능성이 없다"며 "그 이유는 노동자와 농민, 서민 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주당과 노선이 반개혁적이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그러나 "남북 문제와 정당의 민주화 등의 측면에서는 노 후보와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특히 정 의원에 대해서는 "노조를 탄압한 재벌이기때문에 대선 주자가 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 의원은 명실상부한 현대중공업 경영자이면서 회사 노조를 불법.폭력적인 방법으로 탄압했으며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금까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이와 함께 "정 의원이 지구당을 폐지하고 원내 중심의 정치를 하는 등 정치혁명을 펼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로부터 원내 활동 성적이 가장 나쁜 의원으로 지적을 받았다"며 "이런 인물이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주창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전국연합과 민주노총 등 범진보진영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뒤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의 민간인들이 처음으로 대거 참여하는데 남북이 평화를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 있도록 당국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다뤄야하며 인공기 게양 문제도 전향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의했다. 한편 권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 당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당원대회에 참석, 지지를 당부하는 등 9월 7일까지 전국 16개 지역을 순회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투어'에 나선다. (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자 ss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