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 이틀째인 21일 러시아의 산업 시설을 시찰하는 등 경제협력 분야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러시아 관리들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 북-러 국경도시인 하산에 도착한 데 이어 이날 첫번째 방문지인 콤소몰스크 나-아무례와 하바로스프스키에서 본격적인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례에서 비행기 및 잠수함 공장을,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제약공장과 러시아군 극동관구 사령부 등을 시찰한 후 2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례의 항공기 제작 공장을 방문, 신형 전투기 및 민항기들을 견학하게될 것이라고 미하일 포고샨 수호히사(社) 사장이 밝혔다. 러시아 관리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경제협력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러시아의 경제개혁 경험을 배우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주 지사는 북한과 러시아간에 이미 ▲북한에 러시아 원유정유시설 마련 ▲북한 항구를 이용한 러시아 화물 수송 ▲북한 농업 개발 ▲북한에 대한 전력 공급 등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서는 ▲극동 지역 삼림 벌채를 위한 북한 노동자 파견증원 ▲구소련 당시 북한에 도입된 기술 개선 ▲남북한 연결 철도의 시베리아 철도연결 운행 등의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러시아 관리들이 전했다.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비공식 실무방문'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말하고 23일 오후 3시(한국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북-러정상회담에서는 북한-미국 관계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조언을 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전날 국경도시 하산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하산역에서 약 1시간 동안 머물면서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 보통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러시아 관리들이전했다. 김 위원장을 태운 북한 특별열차는 16량으로 편성됐으나 하산역에서 러시아가 제공한 6량을 추가로 연결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는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을 비롯해 연형묵 국방위원,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 김용삼 철도상 등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