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해 공해상으로 넘어온 어선 탈북자 21명 가운데 기관장인 리경성(33)씨가 20일 본격 시작된 정부 관계기관 합동신문에서 당초의 귀환의사를 번복하는 등 결심이 흔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합동신문에 참여한 군.경.국가정보원 등은 리씨가 귀환을 고집하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가족이 있는 북측으로 송환할 방침이나 리씨의 심경이 수시로 변해 최종 송환 여부를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리씨의 신병 처리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말했으나 현재 조사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합신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해상 탈북자 21명이 해경에 의해 발견될 당시 기관장 리씨가 노끈에 결박돼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탈북 과정에서 기관이 고장나자 그가 직접 수리해 남방 항진을 지원한 점으로 미뤄 한 때 결박 상태였던 리씨의 진의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해경 발견 당시 리씨는 탈북자들이 북측 선전과 달리 남측에서 잘살고 있다는 해경 대원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합동신문이 시작되자마자 귀환의사를 표시했었다"며 "그러나 리씨는 뚜렷한 설명 없이 20일 오전부터 '식구들과 같이 (남측에) 올 것 그랬다'며 진술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탈북자 합신 경험이 있는 다른 관계자는 "리씨처럼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경우 최종적으로는 대부분 북한 송환을 거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리씨로선 북측으로 송환될 때 당할 지 모르는 여러 불이익을 고려, 결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탈북자 순종식(70)씨 가족이 이용한 대두 8003호는 어선이 아닌 예인선으로 알려졌으며 기관장 리씨는 결혼한지 2년째로 북한에 부모, 아내와 1살짜리 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 기자 yo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