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신당 논의가 친노(親盧), 반노(反盧)진영의 극한 대립 속에 중도진영의 `통합신당' 지속추진 입장이 복잡하게 얽히면서한치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신당논의의 최대 변수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독자신당 추진에회의적 태도를 보이자 힘을 잃어가는 듯 보였던 중도파 진영의 `반(反) 이회창(李會昌) 연대' 통합신당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통합신당파들은 18일 정 의원이 `4자연대', `5자연대'에 경계심을 나타낸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 "쭉정이 보다 알맹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반겼다. 정 의원이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등 극단적 반노세력 및 자민련 일부와의 협력보다는 민주당의 본류 세력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의원이 일부 탈당파나 반노 진영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본진"이라면서 "대통령이 될 생각이 있다면 민주당과의 연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지금 단기필마로 3자대결에서 1위로 나오고 있지만그대로 가면 체면치레는 몰라도 진짜 당선은 안된다"면서 "민주당의 힘을 얻지 않고는 1위가 어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은 "제3세력군과의 통합신당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면서 "이번주내에 통합신당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발전위원회 위원장인 박 최고위원도 "밖에서 신당을 만들고 거기에 민주당일부가 들어간 뒤 나중에 거당적으로 합당을 하는 것"이라며 신설통합형식의 창당방식을 재언급한 뒤 "금주중에는 아웃 라인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같은 언급은 자신의 사퇴시한을 신당 창당과 직결시켜온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16일 연석회의에서 "적당한 기회에 반드시 책임을 지겠다"면서 "조금만시간을 달라. 곧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맞물려 이번주중 신당 논의가 급진전될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에 대해 친노 진영은 통합신당 논의는 일단 수용한 사항인 만큼 성사되면 그일정을 따를 것이지만 `국민경선' 후보선출 방식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과의 타협을 통한 신당 창당가능성과 관련, "흥정은 없다. 국민경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반노진영에 대해 "밥을 달라고 요구하면 타협이 가능하지만 밥상을 엎겠다면 타협하지않겠다"면서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기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반면 반노 진영은 당장 탈당 보다는 신당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당내 반노 정서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적 행보를 계속했다. 이인제 의원은 이날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과 3자만찬회동을 갖고 민주당 백지신당론의 실현이 사실상 어렵게 된 만큼 우선 민주당일부와 자민련,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 제3세력을 규합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극단적 대립하에서 통합신당론을 주장하는 중도 진영이 친노와 반노를아우르는 논의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들 두 진영을 설득하기 보다는 합류가 불가피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 자민, 민국, 미래연합 및 정몽준 의원 등 각 정파가 통합신당 논의를 위한 대표자 회의를 갖는데 전격 합의하는 방안 등이 아이디어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