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각종 경제개혁 조치를 내놓은데 이어 본격적인 개혁.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일 러시아를 방문, 개혁.개방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10월 하순께는 북한경제시찰단을 남한에 보내 경제시스템을 배우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방정책을 재평가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배우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23일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의 개혁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최근 취한 경제개혁 조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달 △물가.임금의 대폭인상 △배급제의 수정 △실적제(인센티브제) 도입 등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했다. 북한은 이러한 경제개혁 조치를 뒷받침할 외부의 경제지원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작년부터 논의돼온 전력지원 문제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옛소련 시절 건설된 북한의 노후 산업시설 복구와 농업협력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7월 시행한 경제관리방식 개선조처에 대해 지난 7월 25일 평양에서 유럽국가 대표들에게 공식설명회를 연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당국은 이 자리에서 지난 수년간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에 파견한 북한경제시찰단이 여러 국가의 경제 모델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10월하순 남한에 파견하는 경제시찰단의 단장으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을 내려보내는 것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 경제시찰단의 남한 파견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배우겠다는 북한지도부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