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논의를 둘러싼 민주당 내분 사태가 점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정면대결'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이인제 의원이 반노(反盧) 세력의 선봉에 서서 자파의원들을 동원, 후보사퇴와 기득권 포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등 노 후보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 지난 봄 대선후보 선출 국민경선에서 악화된 두 사람간에 `제2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는 것. 이에대해 노 후보측은 후보사퇴 요구 등에 대해 "또 한번의 경선불복"이라며 이후보측의 공세를 `고질병'으로 몰아붙이고 있어 양측간 감정싸움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노 후보측은 그동안 "어제의 적은 내일의 동지"라며 이 의원과의 꼬인 관계가 풀릴 것을 기대해왔고, 이 의원측도 백지신당론이 `반창(反昌) 연대'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으나 이제는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특히 노 후보 진영은 후보직을 고수하면서 국민경선제 관철을 통해 제2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인 반면 이 의원측은 `노무현 배제-제3후보 옹립'을 밀어붙인다는 전략이어서 `노(盧)-이(李) 최후격돌'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이에따라 노 후보측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해당행위자"라고 이 의원 중심의 반노 진영을 비난하면서 "이번 기회에 차라리 떨어버리고 제 갈길을 가는게 낫다"는 얘기를 불사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측도 "노 후보가 영남표를 견인하지 못한 채 호남 고립과 분열까지 초래했다"면서 "신당론이 나온 것 자체가 `노무현 용도폐기'를 전제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 후보측의 관계자가 "재보선 당시 이 의원이 부산에 내려가 위원장들과 골프를 쳐 말들이 많다"는 얘기를 거론하고 이 의원측은 "폭우로 골프를 칠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면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맞받는 등 감정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인제 진영이 후보사퇴와 백지신당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3단계로 나누어 탈당, 별도의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세우자 노 후보측은 "제2의 경선불복"이라고 비난하며 탈당의 파장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이 대선후보 경선에 이어 또다시 정면대결로 치닫자 한때 `노무현 후보-이인제 대표'론을 내세우며 양인의 화합을 기대하던 당 주변에서도 "노, 이두사람은 빙탄(氷炭) 관계로 결국 갈라설 것"이라며 `결별'을 점치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