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추진 중인 신당 창당작업이 좌초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영입대상인 정몽준 박근혜 이한동 의원 등이 신당불참 의사를 표명한 데다 신당의 성격과 창당 방식을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증폭돼 일부 비주류의 탈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당창당과 관련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열리는 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는 갈등봉합이냐,분당이냐를 결정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반노 연석회의 격돌 준비=노무현 후보 진영은 14일 노 후보와 김원기 정치고문,문희상 대선기획단장,정동채 비서실장,천정배 정무특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신당추진 경과와 이인제 의원 등 당내 비주류의 동향,정몽준 의원의 행보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노 후보가 16일 연석회의에서 국민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방식이 신당 추진의 핵심이어야 하며 대선일정을 감안해 서둘러 신당작업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정 실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반노세력의 '후보 선사퇴' 주장에 대해 "일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같은 노 후보측 입장은 반노세력의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반노세력은 이에 따라 16일 연석회의에서 노 후보 사퇴를 전제로 한 '백지통합신당'을 촉구하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퇴촉구 서명운동을 벌여 동조세력을 최대한 규합,내주 초부터 차례로 탈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노세력의 핵심인 이인제 의원은 이날 "이제는 미래지향적이고 국민통합적인 신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자파세력을 이끌고 탈당해 독자신당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오는 18일 이한동 전 총리,김중권 고문과 만찬회동을 갖고 제3신당 창당문제 등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회의 신경전=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주류와 비주류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시비의 발단은 사의를 표명한 김원길 신당창당추진 준비위원장 문제였다. 그러나 갈등의 밑바닥에는 신당의 성격과 추진방식에 대한 친노-반노 진영간의 대립이 깔려 있다. 회의에서 박상천 최고위원이 김 위원장 사퇴파동의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추미애 최고위원이 "13일 회의에서 다 얘기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위원이 "왜 말에 끼어드느냐"고 쏘아붙이자 추 위원도 "선배가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반박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정균환 최고위원과 임채정 정책위 의장이 준비위원장 선임과 관련,언쟁을 벌이다 정 위원이 "정책위 의장이 후보 대변인이냐"고 면박하자 임 의장이 발끈,욕설이 오가는 일도 벌어졌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