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의원들은 13일 저녁 모임을 갖고 최근 신당 창당 움직임이 기득권을 배제한 모든 정치세력의 통합에 역행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당내 동조의견을 수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날 모임에선 특히 16일 원내외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사퇴요구 서명작업에 들어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신당 창당을 둘러싼 친노(親盧)와 반노(反盧) 등 각 계파간 충돌이 예상된다. 모임 참석자들은 14,15일 이틀간 당 소속의원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갖고 이같은 뜻에 동조하는 의원들을 규합키로 했다. 모임 후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백지신당을 만든다면서 김원길(金元吉) 의원을 내세워 뒤에서 조종하려 하고 있으며, 노 후보측에서 신당을 꺾기 위해 실제로 신당을 추진하지도 않고 있다"며 "16일 회의에서 노 후보와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으면 서명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진(李根鎭) 의원도 "최근 일련의 사태가 백지.통합신당의 의미를 탈색시키고 있다는 깊은 우려 제기가 있었다"며 "당내 비판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으며, 16일 당론 수렴과정에서 불만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규(李熙圭) 의원은 "민주당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제세력이 연합해야 하는데 시작부터 기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면 누가 들어오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인제 의원은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며 "본인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할 생각이 없으며 일절 의사표명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인제 의원은 모임 참석 후 기자들의 질문에 "좀 더 있다 내 입장을 말하겠다"고만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낮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노 후보측이나 중도파에서)국민경선이나 정강정책을 얘기하는 것은 결국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신당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말로 하고 기다릴 시간이 없으므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는 이인제 의원을 비롯, 안동선, 김기재,이용삼, 원유철, 송석찬, 이희규, 이근진, 유재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