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추진중인 신당의 정체성과 참여대상등 구체적인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자민련의 신당참여에 대해 처음으로 수용가능성을 시사했고,김원길 신당준비추진위원장은 신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규정했다. 신당이 기본적으로 보수색채의 자민련과 정몽준 박근혜 이한동 의원등 대선후보군을 묶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노 후보는 또 당초 9월 중순으로 못박았던 재경선실시 시한에 대해 "시한을 열어놨다"고 말해 재경선 일정이 10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김원길 위원장이 추진위의 위상과 관련 이날 오후 위원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하는 등 신당창당 논의 벽두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신당의 밑그림=신당은 민주당과 자민련,한국미래연합과 민국당등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치권의 4개당과 정몽준,이한동의원등 무소속 인사들이 참여하는 '5자연대'가 핵심이다. 이른바 '반창(反昌·반 이회창 후보)연합전선'구축이다. 노 후보는 12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의 신당참여문제에 대해 "그건 부수적인 것"이라며 "신당프로그램은 경선의 성립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정동채 비서실장은 "현시점에서 자민련의 참여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안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간 정체성을 들어 자민련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데서 한발 후퇴한 것이다. 김원길 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대개 '중도보수' 또는 '중도'"라며 "중도노선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후보가 주장해온 개혁신당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수색채의 자민련과 한국미래연합,민국당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교수나 중견변호사,벤처·중소기업인,문화·예술인 등도 '수혈'의 대상으로 삼아 적극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현정부 공과의 승계여부에 대해 "승계하려면 무엇하러 신당을 하느냐"며 DJ와의 차별화 입장을 분명히 한 뒤 "개헌공약을 하지 않는 사람은 신당의 후보가 될 수 없다"고 개헌의 대선공약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창당 방식과 일정=민주당의 창당방식이 그대로 원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원길 위원장은 "먼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당을 만든뒤 기존 민주당과 통합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다른 당과의 당대당 통합문제는 신당을 만든뒤에 해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의 지도체제와 관련 "소수 단일집단지도체제가 좋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8월말까지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통해 9월초 창당주비위를 구성한 뒤 9월중순 창당준비위 발족,10월초 창당,10월중순 후보선출 경선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창·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