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12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열린 제8회 전국농업경영인대회에서 만났다. 두 후보의 만남은 지난 6월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세계신문협회장 취임 축하연에 이어 40여일만이다. 두 사람은 이 후보가 5분정도 먼저 도착해 있다가 행사장 연단 아래에서 만나서로 "안녕하십니까"라며 악수했으나 20-30초간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채 침묵만 흘렀다. 이에 노 후보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옆에 있던 전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박홍수 회장에게 "박 회장이 이야기를 해주시죠"라고 하자, 박 회장은 "내 이름이 홍수라서 비가 많이 온다"며 "두 후보께서 늘 농업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두 후보는 "김해에 다녀 오셨죠"(노 후보) "지붕만 보이더라. 물이 아직 안빠졌더라"(이 후보) "농업문제에 대해선 여야가 없다"(이 후보) "나와 이 후보가 와서 한농연 뜻대로 잘 될 것"(노 후보)이라는 등의 대화를 2-3분간 나눴다. 노 후보는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방송 카메라 조명이 계속 비추는 것을 가리켜 "같이 있으면 더워져서 안되겠다. 따로 있어야 하겠다"며 이 후보에게 목례하고 헤어졌다. 두 후보는 이후 행사장 연단위에서도 만났으나 가볍게 악수만 했고, 두 후보의 자리 중간에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가 배치됨으로써 행사진행 도중 전혀 대화가 없었다. 이날 한나라당에선 이상배 정책위 의장, 김용환 신경식 황우여 이인기 주진우 임태희 의원, 민주당에선 임채정 정책위 의장, 정동채 후보 비서실장, 김영진 정세균 강성구 문석호 의원, 자민련에선 김학원 원내총무, 이양희 정진석 의원 등 3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편 노 후보의 팬클럽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행사장입구 도로 가로수에 자신들의 상징색인 노란색 풍선을 매달아 노 후보를 환영했다. (안면도=연합뉴스) 전승현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