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일단 순조롭게 출발했다. 남북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담 첫날 1차 전체회의와 실무접촉을 갖고 그동안 양측이 합의했던 거의 모든 과제의 이행일정을 잡기 위해 조율작업에 들어갔다. 통상 장관급회담 첫날은 인사정도만 하고 이틀째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북측도 회담에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령성 북측 대표단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에게 "합의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회담이) 아마 잘 될 것이다"고 말했다. 북측은 도착성명에서도 실천을 강조,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남북간 합의사항을 무산시킨 적이 많았던 북측이 실천을 강조한 것은 의미있는 태도변화라고 할 수 있다. 북측은 그러나 회담 첫날 구체적인 이행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2차 경협추진위, 4차 적십자 회담, 금강산 관광 당국회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이 부문에 대한 합의는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북한의 자세는 그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부문을 우선적으로 협의해 결실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협추진위에서는 개성공단 건설 등과 함께 북측이 절실하게 필요한 쌀 등 대북식량 지원을 논의하게 된다. 북측은 또 경제시찰단 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북한이 취한 경제관련 개선조치와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북한은 남측이 제의한 군사적 신뢰조치를 논의할 군사당국간 회담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