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9일 새 총리서리로 장대환(張大煥)씨를 임명한 것은 우선 총리 부재에 따른 행정공백을 조기에 해소하고 남은 6개월여의 임기동안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대통령이 50세의 장 총리서리를 전격적으로 새 총리로 발탁한 것은 내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 총리서리는 미국 뉴욕대에서 국제경영학 박사를 받은뒤 서울대, 고려대 강사잠시 지내고 지난 86년 매일경제신문사에 입사, 기획실장, 상무이사, 전무이사를 거쳐 88년부터 사장을 지낸 언론인으로 역동적인 리더십과 경영마인드를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젊은 경제전문가' 출신의 언론계 인사를 일국의 총리에 임명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장 상(張 裳)씨를 총리서리로 임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발상의 전환' 내지는 `인사의 파격'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장 총리서리는 21세기 세계화시대에 부응하는 참신하고 비전을 가진 CEO(최고경영자)이자 탁월한 국제감각과 역동적 리더십을 가진 분으로서 경영능력, 개혁성,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장 총리서리는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함으써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인 색채가 거의 없는 장 총리서리를 지명한 것은 내각의 정치적 중립 성격을 강화하고 오는 12월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지원 실장도 "장 총리서리의 리더십은 정치적으로는 중립성을 확고히 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도약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교적 참신하고 검증을 거친 것으로 알려진 장 총리서리를 발탁한 것은 장상씨 때와 같은 임명동의안 부결사태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장 총리서리의 경우 역대 어느 인사 때보다도 병역, 재산 등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도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검증을 완료했다"고 말해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쳤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장 총리서리는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인물인데다 언론사 사장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도 딱히 반대하기는 어려운 인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장 서리는 경영마인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참신한 리더십, 철저한 검증 통과 등 장점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행정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수행에서 얼마만큼 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50대와 60대 각료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올해 만 50세인 장 서리가 무리없이 내각을 이끌어 나갈지도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