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8일 재보선 결과가 참패로 나타나자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으나,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대선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특히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로 개표 결과가 미리 예상됨에 따라 개표에 관심을 보이기 보다는 당장 9일부터 본격화될 신당 창당 논란과 관련한 대책 등 당내 현안에 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오후 5시54분께 당사 7층 상황실을 찾아 TV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으나 참패로 드러나자 15분만에 자리를 뜨면서 "상황실이 아니고 고문실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가 이렇게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그래왔듯 항상운명에 도전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이날 후보실에서 참모진과 함께 9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밝힐 당내현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노 후보와 함께 상황실에 앉아 있다가 출구조사 결과가나오자 "새로운 당으로 다시 시작할 것이며, 시작하면 중단없이 앞을 향해 달릴 것"이라고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한 대표는 특히 "한나라당의 1당 독재를 분쇄하겠다" "유신시대 회귀까진 아니더라도 한나라당이 검찰을 흔드는 등 오만방자해졌다" "엄격한 잣대로 이회창 후보를 시효없이 검증할 것"이라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강래(李康來) 의원도 "지금 흐름으로 봐 한나라당은 오늘이 피크"라며 "원래이런 선거는 현재와 과거를 갖고 하는 것이고, 대선은 미래를 갖고 하는 것"이라고 자위했다.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예상은 했지만 점차 분위기가 좋아져 약간 기대를 가졌었는데 아쉽다"고 말했고, 한 당직자는 "병풍이 1주일만 일찍 터졌어도 수도권에서몇군데는 건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상황실엔 출구조사 방송 초반에 잠시 김태랑 최고위원, 유용태 사무총장,임채정 정책위의장 등 당직자와 일부 소속의원들이 자리를 지켰으나 참패 조사결과가 나오자 허탈한 표정으로 한꺼번에 자리를 떠 더욱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