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8.8 재보선의 마감투표율이 29.6%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965년 치러진 재보선에서 평균 투표율 26.1%를 기록한 이래 37년만에 최저이며, 15대 국회 임기중 치러진 20개 재보궐 선거의 평균 투표율 43.5%와 16대 국회 들어 치러진 지난해 10.25 재보선 평균 투표율 42%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특히 부산 해운대.기장갑은 18.7%에 머물러 역대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구 가운데 가장 저조한 곳으로 기록되게 됐다. 선거구별로는 북제주가 57.7%로 가장 높고, 경기 안성 43.5%, 하남 36.2%, 인천서.강화을 34%, 전북 군산 33.1%, 경기 광명 30.4%, 경남 마산합포 29.6%, 부산 진갑 29.1%, 서울 종로 28.9%, 금천 24.3%, 영등포을 24%, 광주 북갑 22.4%의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선거구에서 정당의 조직표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 됐고,무소속 등 군소후보가 틈새 확보에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16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재보선은 선거구가 13곳이나 돼 `미니총선'으로 평가되는 등 높은 열기가 예상됐으나, 공식선거운동 직전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점쳐지면서 열기가 식었다. 여기에 유권자의 정치 무관심과 여름 휴가철에 치러졌다는 점, 집중호우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등 `악재'들이 겹쳤다. 북제주 추자면 횡간도와 추도의 유권자 24명중 11명이 악천후로 투표소가 있는본섬으로 이동하지 못해 투표권을 포기했고, 전북 군산의 섬 3곳은 투표용지 등의수송이 불가능해 유권자 877명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선관위측이 재보선 사상 처음으로 투표홍보용 CF를 제작해 방영하고 인기 연예인과 축구스타들을 내세워 투표율 제고에 열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구별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경기 안성, 하남과북제주에서는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영남과 호남 등 텃밭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눈에 띄게 낮았다. 경기 안성의 경우 집중호우로 안성천이 범람하는 등 피해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여 열띤 선거전이 펼쳐졌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이번 재보선에서도 대도시의 투표율이 낮고 농촌지역은 높은 `도저농고(都低農高)' 현상이 충실하게 재현됐다. 국회의원 재보선 사상 최저의 투표율은 65년11월9일 서울과 광주지역 5곳에서치러진 선거로 평균 투표율은 26.1%를 기록했으며, 선거구별로는 이때 치러진 서울10지역구(서대문구 일부)가 20.8%로 그동안 가장 저조한 기록이었다. 선관위측은 65년 당시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시위 등으로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7년 이후 치러진 재보궐 선거중에서는 97년 9월4일 안양 만안구에서만 치러진보궐선거가 33.1%로 가장 낮았고, 선거구별로는 98년 7월21일 7개 지역 동시 재보선당시 수원 팔달의 26.2%가 최저 기록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