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金相賢.67) 민주당 상임고문이 박광태 전의원의 광주시장 당선으로 궐석이 된 광주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의 추격을뿌리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김고문은 29살이던 지난 65년 서울 서대문 갑 보선에 당선, 정계에 진출한 이후 6번째 금뱃지를 달게 됐다. 김고문이 처음 북갑 보선 출마의사를 표시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이런 저런 말이 많았다. 한때 민주국민당으로 당적으로 옮겼던 그가 민주당으로 입당, 그것도 전혀 연고가 없는 광주 북갑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 의외로 받아들여졌으며 시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교감설이 나오고 12명이나 되는 경쟁자를 물리치고 민주당 공천 심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면서 그의 `풍운아'적 저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지명도와 조직력에서 앞선 김고문은 무소속 후보들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를 앞서갔다. 그리고 이날 2위 변 형 후보(무소속)를 압도적 표차로 물리쳐 40여년의 정치 풍상(風霜)에 닦인 노련미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비중 있는 정치인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유권자들의 기대도 크다. 북갑 주민들은 김고문이 민주당은 물론 한국정치의 갈등과 대립, 혼돈을 청산하고 화합과 포용의 큰 정치를 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 유권자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각종 현안에 앞장서 헌신하는 지역구 의원의 역할에도 충실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김고문이 지역구를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연고가 없는 광주에 `철새 정치인'으로 잠깐 빈 자리를 채우다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래서 2년 뒤 실시되는 총선에 북갑에 다시 출마, 재선을 노릴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그가 광주를 외면하면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을 지지한 광주시민 애틋한 정서를 국회 진출의 디딤돌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 김고문이 이번 보궐선거에 당선되면 당과 대통령 후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신당 창당문제와 노무현 후보의 대선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6선 의원이 된 김고문이 민주당과 한국의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