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선수단은 '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0년대들어 경제난이 심화된 이후 '소수정예'란 원칙 아래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 메달이 가능한 선수들을 파견해왔지만, 이번 아시안게임만큼은 대회특성상 과거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참가 명분부터 남한과의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민족화해 및 통일기반 조성에 있고, 아시안게임의 경우 올림픽과 달리 지역예선이 없어 출전자격에도 문제가 없다. 더구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북한에 대해 문호 개방의 특례를 적용하고있어 북한의 파견선수단 규모는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추정하는 북한선수단 규모는 임원과 심판을포함해 4년 전 방콕대회 파견인원(301명)을 훨씬 넘어선 350명 수준이다. 이는 북한이 가장 최근 참가한 국제대회인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하계유니버시아드(115명)는 물론 96년 애틀랜타올림픽(70명)과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105명)때에 비해 훨씬 많은 수치다. 북한의 선수단 규모가 이처럼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구기종목 파견가능성에 있다. 우선 9월 남한과 친선경기 개최에 합의한 축구와 한때 남한을 방문했던 농구가남녀 모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탁구와 배구, 소프트볼, 배드민턴도 참가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들 중 여자축구와 남녀 농구, 소프트볼은 전력이 아시아정상권으로 분류되는북한의 메달 종목이다. 이밖에 북한이 자랑하는 사격과 유도, 레슬링, 태권도, 복싱 등 남한에 비해결코 경쟁력이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앞서는 투기종목에도 선수를 대거 파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선수단 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 참가를 기정사실화 해놓은 상태에서 대회 준비를 해온 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