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무소속)은 1일 누가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지지자들에게는 보상하고 정적들은 응징하는 상황이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정 의원은 미국외교협회와 헤리티지재단 공동 초청으로 워싱턴의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행한 연설에서 "월드컵이 끝난 지금 다음번 큰 행사는 12월 대통령 선거"라고 전제하고 역대 대통령 7명의 임기 말년이 모두 순탄하지 못한 이유로 보상과 응징의 악순환을 들었다. 정 의원은 "누가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제 자신도 포함해서"라고 말해 대권 도전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 의원은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정치가 크게 개선됐지만 아직 감정과 이념 대립, 정치적 부패 등 몇몇 분야는 제자리 걸음하거나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고국가적 차원의 효율적이고 계몽된 지도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이 북한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시도했으나 올 12월 대선에서도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러한관점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 즉시 당적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초당적 위치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맺음말에서도 "한국은 월드컵 주최를 통해 단결, 자긍심, 자신감, 기쁨, 국제적 인식 등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고 말하고 "이러한 노력에 개인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며 앞으로도 민족과 조국에 평화와 번영, 행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계속 봉사하고 싶다"며 다시 한 번 대권에 포부를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달하려고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의원은 3일 귀국 길에 오른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