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장 상(張 裳) 전 총리서리의 국회 인준 부결로 인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총리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임명동의 실패의 충격으로 새 총리 지명자 인선은 아무래도 이전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번주중 단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1일에도 '언제쯤 후임총리가 임명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시간을 좀 더 갖고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들어 결심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후임 총리 인선에서는 국회 인준 통과 가능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만의 하나 국회인준 부결사태가 재연될 경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또 한차례 타격을 받고 국정의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임 총리는 김 대통령이 천명한 '정치적 중립'과 '국정운영 전념' 의지에 부합되는, 정치색이 옅고 두루 존경을 받는 명망가를 대상으로 보다 철저한 사전검증 작업을 통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대통령이 "장 총리서리의 임명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힌 점과 7.11 개각 당시 여성계가 지지모임까지결성해 크게 환영했던 점 등을 들어 여성 총리가 재기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그러나 총리 임명동의를 받는데 한달 정도 걸리는 만큼 후임 총리의 임기가 5개월밖에 되지 않는데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과 임기말 정권이란 점을 복합적으로 감안할 때 인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달부터 개회되는 정기국회에 총리가 행정부의 총괄책임자로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후임 총리 인선은 내주초까지는 끝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다소 지연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인준 부결로 인한 국정공백 우려에 대해 "국무회의때 '총리와 관계장관이 부서한다'고 돼 있는데 총리의 서명없이 대통령이 결재해 아무런 문제 없이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며 "김 대통령은 국정현안을 직접 챙겨 한치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총리서리 제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지만 국정공백을 하루라도 줄이기 위해서 총리서리제가 다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변인은 "과거 헌정사의 경험을 존중해 처리할 것"이라며 "총리서리제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나온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