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일 장 상(張 裳) 총리지명자의 국회인준 부결과 관련, 민주당이 부결을 방조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도덕성을 거론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대통령후보 TV 청문회 실시를 주장하는 등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 하루전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백지 신당론'을 개진한 데다 ▲`새벽 21' 등 민주당 소장파의원들의 반대를 단속하지 않았으며 ▲민주당 표결 불참자 6명중 3명이 여성의원으로 민주당이 표결에 무게를 싣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민주당이 다른 의도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특히 "검증된 후보를 내정하지 않은 대통령이 부결의 근본 원인을 제공해 놓고 우리 당에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후안무치한 짓"이라며 장 지명자발탁 과정에 간여한 보좌진 해임과 민주당 사과, 중립내각 구성 등을 요구했다. 강재섭(姜在涉) 최고위원은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 여러명이 부표를 던져달라고 부탁하더라"며 `음모론'에 동조했으며,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은 "이번 부결은 집권세력 내부의 분열.갈등과 함께 공작차원에서 다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인준부결은 DJ식 파행인사를 질타하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민주당내에서 많게는 40-50표로 추정되는 반란표가 나왔다"면서 "민주당은 치졸한 뒤집어씌우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인준안 부결은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혼란을 야기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정략 때문"이라며 "이회창 후보는훨씬 심각한 흠결이 있는데도 눈감고 은폐하면서 장 지명자에 대해선 작은 흠결을지나치게 왜곡 과정하는 이중잣대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또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회창 후보 5대의혹' 규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향후 거센 공세를 예고했다. 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은 "총리직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면 대통령후보는 더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는 당연히 후보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인준안 부결 직후 네티즌들이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제도적 검증방법인TV 토론에 적극 응하고, 특정 공중파 방송 출연거부 입장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