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백지 신당론'에따른 파장이 확산되면서 당내 각 계파들이 자체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당론을 놓고 논란을 벌였고, 노무현(盧武鉉)대통령후보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先)사퇴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으며, 재야출신 및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개혁연대'도 준비총회에서 신당론을 집중논의했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지난 30일 가까운 의원들과 오찬, 만찬 회동을 가졌으며당밖에서는 영입대상으로 거명되는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가 "신당 창당 얘기를 듣고 여러 측면에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대철(鄭大哲) 한광옥(韓光玉) 이협(李協)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 등은 "재보선을 앞둔 시점에서 신당 창당 문제를 거론한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고,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도 회의후 "현시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개헌론에 공감하는 세력을중심으로 한 외연확대가 우선이며, 후보 재선출 및 신당 창당은 그 이후에 논의할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쇄신연대 소속 의원 12명은 이날 오전 모임을 가졌으나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신당 창당론에 대한 이견이 있어 본격적인 논의는 하지 못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신당 창당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인 반면, 강성구(姜成求)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노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주개혁연대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는데,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지금 신당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더욱이 경선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며 "2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한 경선에서 뽑은 후보를 임의로 어떻게 할 수있는게 아니며, 재보선이 끝나면 신당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야출신 중진인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신당 창당에 대해 "그런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봐야 하며, 민주세력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국민정당으로 가야 한다"면서 후보 사퇴문제에 대해서는 "노 후보를 압박해서는 안되며 명예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 신당 창당론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상수(李相洙) 의원은 "형식논리로만 보면 신당이 만들어지면 후보는 다시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측은 노무현 후보 사퇴론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의원은 30일 가까운 의원들과 회동에서 "신당을 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가야한다"며 "큰 집을 짓기 위해선 현재의 민주당을 해체하고 다들 모여 개헌 등을 추진하면서 현대적이고 전국적인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특히 "노 후보도 배제해선 안되며, 노 후보도 같이 가는 형식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최대의원 모임인 중도개혁포럼도 조만간 모임을 갖고 신당 창당 및 재보선이후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날짜는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모임이 있을 것"이라며"재보선까지는 (노 후보를) 돕고 선거가 끝나면 진로를 결정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친노(親盧)로 분류돼왔던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한 대표와 생각을같이 한다"면서 "후보사퇴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며, 노 후보가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나서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문희상(文喜相) 이용희(李龍熙) 최고위원도 신당론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