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30일 헤쳐모여식 신당론을 제기하면서 8.8 재보선 이후 신당 창당문제를 공론화할 것을 밝힘으로써 12월 대선을 앞둔 승부수를 분명히 했다. 현재의 지리멸렬한 민주당 체제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으므로 외부세력을총 망라하는 신당 창당을 통해 이른바 `반창(反昌) 연대'의 단일 대선 후보를 다시선출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당안팎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의견을수렴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여론을 수렴해온 결과 대체적으로 신당에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가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신당창당이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측의 8.8 재보선이후 구상과의 차이점에 대해한 대표는 "당의 발전과 국민 지지를 끌어내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의견일치를못 볼 리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당내 친노(親盧)와 반노(反盧) 진영 사이에서 거취가 주목됐던 한 대표가 일견 독자행보를 통해 노 후보의 정치적 이익과 다른 방향의 길을 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의 `재경선 수용' 방안으로는 현재 민주당내 역학구도상 외부인사 영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신당 창당을 통한 환골탈태를 보이기 위해선당안팎의 모든 세력에게 저마다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 `참여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노 후보의 이익과 엇갈리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백지상태에서 노 후보가 경선을 통해 재선출될 경우 노풍 재점화가 가능하다는판단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의 한 측근은 "이같은 헤쳐모여식 신당만이 노 후보와 당내비주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가 이날 "노 후보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노 후보와의 사전교감설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점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점때문에 한 대표의 구상이 당내 공론화과정에서 얼마나 힘을받을지 불투명하다. 당내 친노, 반노 진영 사이뿐 아니라 각 정파간 불신의 골이 깊고 이해관계도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정몽준(鄭夢準) 이한동(李漢東)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 당외의 `제3세력'측도민주당의 재경선에 불참의사를 분명히 한 것과 달리 이날 한 대표의 `백지 신당론'에는 일단 호기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은 앞으로 한 대표의 진의와 자신들에 대한 유.불리를 정밀계산 결과에 따라선 달라질 수 있다. 노 후보는 이날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를 통해 "지금은 8.8 재보선에 전념해야지 신당 등의 문제로 당력 분산할 때가 아니다"며 "나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재경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지금도 그 입장에 변함이없다"고 말해 일단 후보 선(先) 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