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5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를 계기로 일본과의 외무장관 회담이 열릴 것임을 밝혀 주목된다. 이는 북한측이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의 ARF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대내외에 공표한 셈이다. 전에 북측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ARF 회의 때 백 외무상의 참석사실을 통보했다가 회의 3일전 불참을 전한 적이 있어 정부 당국자들은 참석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측이 이달초 브루나이측에 백 외무상의 참석 사실을 통보한 직후나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 외무회담 개최를 추진하는 조짐이 포착될 때도 "좀 더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론을 펴야 했다. 그러나 백 외무상의 ARF 외무장관회의 참석이 기정사실화 됨에 따라 오는 31일열릴 ARF 외무장관회의는 향후 한반도 주변 정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령성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전화통지문을 통해 서해교전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제7차 장관급 회담을 제의한 직후 외무성 대변인이 ARF 외무장관회의 때 예정된 북일 외무장관 회담 소식을 전했다. 이는 북측이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미, 남북 간외무장관 회담에 대한 의지도 시사한 것으로 일단 풀이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의미있는 접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외무장관 회담 성사 가능성도 일부 점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회의에서 북일 외무장관 회담이 이미 예정돼 있고, 특히 콜린 파월미 국무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외교장관이 모두 참석한다는 점에서 연쇄 접촉도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