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강경투쟁 선언은 8.8 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이 '이회창 5대 의혹'을 제기하며, 한나라당의 비리공세를 차단하고 나선 데 대한 전면적인 반격이자, 차제에 이 후보의 대선가도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는 민주당의 공세거리를 말끔히 정리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공세를 전개함으로써 '반 DJ' 정서를 계속 활용하면서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청와대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불가론' 문건의 최초 진원지를 청와대로 지목하면서 문건의 전반적인 기조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전면공세를 예고하고 있다며 '일전 불사'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5대 의혹' 집중 제기 등 최근 민주당이 보인 일련의 흐름이 청와대와 무관치 않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했으나 청와대가 대선전략의 배후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 대표는 간담회에서 문건 작성에 각종 권력기관이 모두 개입한 흔적이 있다고 지적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공작 지침서를 교본삼아 이 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음해공세를 펴왔음이 입증됐다" "이 정권과 민주당이 12월 대선을 정상적으로 치를 의사가 전혀 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 대표의 간담회에 앞서 이회창 후보와 서 대표가 회동한 자리에서 이 후보는 "집권세력의 정치공작과 흠집내기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강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김대중일가 부정축재 진상조사특위'와 '이회창후보 음해공작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 후보에 대한 민주당측의 '5대의혹' 공세에 맞불을 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5대의혹 진상규명 특위 산하에 의혹별 5개 소위를 둔 것처럼 한나라당도 대통령일가 조사특위 산하에 의혹별 6개 소위를 둠으로써 이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이와 함께 권력비리에 대한 특검제와 국정조사 실시를 이번 국회 회기내에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