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기를 마무리하고 계시는 아버님과 항상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주신 어머님께 절대로 씻을 수 없는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생각뿐입니다" 대통령 3남 김홍걸씨는 19일 오후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현재 심경을 토로한 뒤 "대통령의 아들이 아닌 벤처투자 사업가로 당당히 인정받고 싶었는데 수인신분이 된 지금은 신기루를 쫓은 허망한 느낌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홍걸씨는 "8살때인 71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버지가 낙선할때까지만 해도 성격이 낙천적이었는데 아버지께서 76년 3.1 구국선언으로 구속되고,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세력으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면서 절망과 무력감을 느끼게 됐으며, 15개월간 계속된 어머니와의 연금생활에서 소극적이고 내성적으로 성격이 변해 대인기피증까지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성인이 되어서는 아버지와 형들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 사회생활을 갈망하게 됐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는 나름대로 학업에 열중, 대학교수가 되고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홍걸씨는 미국에서 최규선씨를 알게 됐고, 세계적 가수인 마이클 잭슨이나 사우디의 알 왈리드 왕자 등과 친분관계를 가진 최씨에 대해 호의적 감정을 갖게 됐다는 것. 홍걸씨는 재작년 3월 미국에서 최씨와 함께 알 왈리드 왕자를 만나면서 그로부터 거액의 외자를 유치해 벤처투자 회사를 설립, 사업가로 변신하는 꿈을 키우게 됐다. 그후 홍걸씨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 최씨를 통해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로부터 주식을 받게 된 것도 `무상으로 받은 것이 아니고 내 돈으로 샀다'는 최씨의 말을 믿고 최씨의 장점을 잘 알고 있어 그가 하는대로 놔뒀다고 주장했다. 홍걸씨는 평소 믿음이 컸었기 때문에 최씨와 함께 코스닥등록업체 D사 대표 박모씨도 만나고, S건설 손모 회장과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로부터 받은 돈 때문에 관련업체나 기관, 지자체 등에 청탁이나 알선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작년 4월에서 이듬해 7월까지 최씨로부터 받은 12억여원도 최씨와 함께 시작할 투자회사 설립 자금으로 생각했고, 회사 설립후 돈을 벌면 최씨가 준 돈은 최씨의 몫으로 정산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홍걸씨는 "구치소에 수감된 지금 `항상 조심하라. 가벼운 부탁도 들어주지 말라'는 부모님의 당부와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고,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최규선씨를 원망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