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8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국회 연설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은 삼갔지만 원내 제1당 대표로서 국정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비판과 공격에 치중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연설이 국익 차원이라기 보다는 'DJ = 노무현 = 부패정권'이라는 등식을 고착화시키는 게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대통령과 정부를 지나치게 정쟁도구화하는 게 아니냐는 섭섭함도 배어나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원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제1당 대표의 최초 연설에 비전과 철학이 있다기 보다는..."이라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조금 약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못한 것은 못했다 하더라도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하는데..."라고 거듭 섭섭함을 표시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정 전반에 걸쳐 성숙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당대표의 연설이라기 보다는 한 의원의 대정부질문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대표연설로는 격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은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겠지만 최소한 국정에 전념하고자 하는 대통령에 대해 협력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온 국민이 하나가 되었던 월드컵대회가 끝난지 불과 보름남짓 되었다"면서 "월드컵으로 확인됐던 국민적 에너지를 경제사회 발전과 국가도약의 계기로 삼아야할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원내 제1당의 대표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래운기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