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한동(李漢東) 전총리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 전총리는 15일 총리 퇴임후 첫 정치일정으로 김영삼(金泳三) 최규하(崔圭夏)전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이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도 만난다. 또 조만간 여의도에 개인사무실을 마련, 각계 인사들과 만나는 장으로 활용할계획이다. 김 총재와의 만남은 그를 제명했던 자민련과의 관계 복원이란 차원에서 관심을끌고 있다. 김 총재 외에 대선후보급 중진이 전무한 자민련으로서는 이 전총리를 다시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들어 힘을 얻고 있다. 이 전총리측도 "비록 지난해 9월 DJP 공조파기 와중에서 제명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관계가 단절되기에는 김 총재와의 인연이 깊고 오래됐다"며 "서로 말 안해도 통하는 사이이고 부인간의 관계도 각별하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범보수 연대'와 '중부권 신당'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 전총리가 보수이념을 갖춘 경기(포천) 출신이란 점도 정계개편 과정에서 접점이 될 수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민주당 일각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대안으로 이 전총리가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이 전총리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총리측은 "이념과 지역의 차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같다"면서도 "대선후보가 결정된 당에 대해 우리가 나서서 뭐라고 하거나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 전총리는 아직 어떤 곳에도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치적 변수나 상황변화를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전총리는 당분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등 정계원로들을 만나 두루 의견을 구하면서 정치적 활로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민생총리'의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국회에 열심히 참석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16일 재경위 상견례부터 참석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