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대사는 11일 지난 반세기 남북 대치상황과 간헐적인 대화 등 한반도 정세를 총체적으로 조명해 볼 때 "포용정책은 북한의 무모하고 예측할 수 없는 도발과 공작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는 가장 실제적인 정책"이라고 밝혔다. 양 대사는 이날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힐튼호텔에서 세계문제협의회(WAC) 초청으로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우리는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이 아무리 험난하고 낙담을 가져오더라도 인내력을 갖고 일관성있게 포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주미 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양 대사는 연설에서 한국이 반세기 넘게 북한과 대치하면서 한국전 이후 1968년'1.21 청와대 기습사건'과 연이은 미군 함정 푸에블로호 납치,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83년 랭군 폭파사건,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등 숱한 사건과 1972년 남북공동선언, 1991년 남북한 유엔공동가입, 2000년 남북정상회담 등 대화를 거치면서 포용정책이 가장 실제적 정책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양 대사는 반세기 넘게 한반도가 겪어온 각종 테러와 침투 및 교전 역사에 비춰볼 때 이번 서해교전 사태도 새로운 사태라 할 수 없다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단순히 대화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굳건한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전쟁억지력에 근거한 대화와 외교를 겸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사는 알래스카 총영사관 재개설 문제와 관련해 폐쇄 이후 지난 3년간의 제반 상황변화와 양국간 외교적 여건 등을 감안해 현지 주정부와 교민의 건의를 신중하게 검토한 뒤 재설치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AC는 주한 미국대사와 주미 한국대사를 동시에 초청해 월드컵 성공적 개최, 서해교전 이후의 남-북 및 미-북 관계를 안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조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