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는 11일 "대통령께 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선택의 폭을 넓혀 드리는 게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사퇴배경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소감을 밝힌 뒤 2년 2개월의 총리직 수행을 끝내고 정치인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재임 중 보람됐던 일은. ▲뭐니뭐니해도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이 기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4개부문 구조개혁을 알차게 추진, 경제를 회생시키고 다시성장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일과 정부내 팀워크를 유지하고 정책혼선과 갈등을 예방한 것도 매우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최근 권력주변 지도층의 개인적 비리나 이번 서해교전 사태 등으로 국민에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이 아쉽다. 의약분업을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점도 안타깝다. --사퇴배경은. ▲내가 정부에 몸담고 있는 한 내각의 중립성 시비는 계속 제기될 수 밖에 없다.당적은 없지만 의원신분을 가진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께 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선택의 폭을 넓혀 드리는 게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했다. --언제 사의를 표명했나. ▲내각의 중립성 시비가 제기될 때마다 상당히 고민했다. 지난 화요일 대통령께 주례보고하는 자리에서 어느 정도 대통령과 이심전심으로 의사의 교환이 있었고 오늘 아침 9시에 들어가 분명한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이 의원직 사퇴를 전제로 잔류를 요구했다는 설이 있는데. ▲그런 노골적인 말씀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향후 행보는. ▲이제 정치로 돌아가니까 그동안 가슴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일에 진력해 나갈 것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만날 것인가. ▲총리 임명을 받았을 때 정계와 종교계 원로인사를 찾아뵈었다. 소임을 마친시점에서도 정계 원로나 종교계 인사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잡았다고 하는데. ▲인사문제와 관련된 그런 모든 얘기를 드리지 않는 게...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