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 원구성을 위해 8일 열린 본회의는한나라당과 민주당이 30여일간 끌어온 팽팽한 신경전과 달리 1차투표 30여분만에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 싱겁게 끝났다. 다만 부의장 선출과 관련, 민주당이 김태식(金台植) 김충조(金忠兆) 의원간 양보없는 싸움의 중재에 실패함에 따라 의원총회에서 부의장 후보 내정자를 선출하기위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는 의장이 공석인 관계로 최다선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9선) 총재가 임시의장을 맡아야 했으나, 김 총재는 김학원(金學元) 총무의 권유에도 "내가 하기 싫다는데.."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양했다. 이에 따라 다음 최다선으로 사회를 맡은 이만섭(李萬燮.8선) 전 의장은 "다선으로서 나왔다기보다 전직 의장으로서 국회를 깨끗이 마무리짓는 것이 책임정치의 도리라 생각했다"며 인사말을 대신했다. 투표전 일각에선 "결선투표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1차 투표에서한나라당 박관용 의원이 136표로 손쉽게 과반선(131표)을 넘음으로써 사실상 당론투표임을 보여줬다. 박 의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최초의 의장을 선출, 우리국회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 뒤 "뼈를 깎는 자세로 다시 태어나도록 머리를 맞대 개혁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의 입법활동 제고를 위해 많은 개혁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연구하겠다"며 "34년의 공직생활을 국회에서 끝맺으려 하며, 임기 2년간혼신의 힘을 다해 생산하는 국회,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국회로 바꾸겠다"고 포부를밝혔다. 이에 앞서 이 전 의장은 개표 결과를 발표한 뒤 "후반기 원구성이 늦어져 국민께 죄송하다"며 "새로 선출된 박 의장은 6선을 역임하면서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해온 훌륭한 분으로 마음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날치기 없는 공정한 국회운영의 전통을 계속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의장선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이 총무단의 설득에도불구, 반발하며 자유투표제가 무산된 데 대한 비난을 계속하자 송영진(宋榮珍) 수석부총무는 "에이 XXX들, X XXX대로 해라. 확 XX을 파버려"라며 거친 욕설을 내뱉기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