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의 서해교전 당시 북한 유도탄정에 장착된 함대함 스틱스(STYX) 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 추가공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돼 우리 해군 초계함들이 강경 대응했을 경우 확전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의돈 국방부대변인은 4일 "교전이 발생한 후 우리 해군 초계함 2척이 현장에 접근하자 북한 해군기지인 사곶에 정박해 있던 유도탄정에 장착된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됐다"며 "평소에는 이 미사일의 레이더는 가동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틱스 미사일은 사정이 46㎞이며, 북한이 보유중인 40여척의 유도탄정에 각각2∼4기씩 장착돼 있어 평소 우리 해군의 대형함정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출동한 진해함과 제천함 등 해군 초계함들은 북한의 스틱스미사일의 레이더파를 교란시키기 위해 긴급히 `채프'(은박 금속편)를 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한 등산곶에 위치한 사거리 95㎞의 지대함 실크웜 미사일의 레이더도 교전상황이 종료된 후 30분 가량이 지난 당일 오전 11시24분께 가동, 유사시 발사준비에 들어갔으며, 황해도 인근지역 해.공군 전력도 출격태세를 갖췄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등 일부의 주장대로 해군 초계함들이 도주하던 북 경비정을 신속히 추격해 격침시키려고 했을 경우, 북한은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 등을 발사, 국지전 등으로 비화되는 등 확전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전직후 북 함정이 출동하지는 않았으며, 현재 북 황해도 지역에 대한 통신감청은 다소 줄어, 북한이 한국의 통신감청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해군 초계함들은 교전당일 오전 10시25분 북한의 선제사격 직후 2함대사령관의 긴급명령을 받고 전속력(30노트)으로 현장으로 다가갔으나,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때문에 지체돼 오전 10시43분 북 경비정에서 12∼13㎞ 떨어진 지역에 도착, 첫포격을 가했고, 그 순간 북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우리 고속정은 철갑관통(AP)탄에 비해 관통력이 떨어지는 고폭(HE)탄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있으나, 평소 NLL 작전에서는 두 가지탄 모두를 1대 1로 장착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이 두가지 탄이 모두 발사됐다고 해군은 밝혔다. 군 고위관계자는 "교전당시에는 고속정의 통신장비가 파괴돼 고속정의 피해가 경미했던 것으로 보였고 반면, 북 경비정은 상부구조물이 완전히 사라지고 화염에 휩싸이는 등 3년전 연평해전과 같이 우리가 완승했다는 판단에 따라 굳이 도주하는 북 경비정을 격침시킬 필요가 없었다"며 "게다가 북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 레이더가 가동돼 확전의 위험성이 매우 높았던 점을 감안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서해 NLL 지역은 확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첨예한 대결지역이어서 군의 작전환경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