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9일 빚어진 서해교전으로 남한에서 월드컵대회가 열린 사실을 지난 2일 북한 주민에게 처음으로 직접 언급했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일반주민이 청취하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은 지난 2일 오후 9시 25분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통해 서해사태와 관련, 남측에서 월드컵대회가 진행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방송은 "남측은 최근에 이번 사건(서해교전)이 터진 곳에 거의 매일과 같이 남조선 해군함선들과 어선들을 들여보내서 우리(북) 령해를 침범했다"며 "남조선에서세계축구선수권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그런 사정을 고려해서 여러모로 자제력을 발휘했다"고 월드컵 대회의 남측 개최 사실을 전했다. 북측은 서해교전 다음날인 30일 해군사령부 대변인이 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북남 사이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렴원으로부터 그리고 세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여 여러모로 자제력을 발휘해왔다"고만밝혀 월드컵대회 개최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또 북측은 리광근 조선축구협회 회장 명의의 월드컵 성과 축하 편지를 지난 1일판문점연락관을 통해 남측의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 회장 앞으로 전달해 왔으나 내용에`제17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 남측 조직위원장 정몽준 선생'으로 표기했을뿐 개최지는 직접 명기하지 않았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일부터 한일 공동개최 월드컵 대회를 녹화중계하면서 23일 한국팀의 16강전(이탈리아)을 시작으로 지난 1일까지 준결승전(독일)과 3.4위전(터키)을 편집, 방영했으나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남측이 개최한다는 사실을 한번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장의 개최도시 영문 광고판과 태극기 등을 화면으로 그대로 내보내북한 주민들은 남측에서 월드컵대회가 개최됐다는 사실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을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