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한 해군의 교전사태 이후 나타난 북한의 반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남측 언론에 대한 비난이다. 북한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교전이 남측 해군의 북측 영해 침범과 선제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남측)언론들은 허위와 진실을 똑바로 가려보고 비열한 모략책동의 시녀가 되지 말아야 한다"라고 남측 언론에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조선중앙방송은 2일 시사논단을 통해 "이 기회에 남조선 언론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려고 한다...남조선 언론이 남조선 군부의 각본에 따라서 그들이 쥐어준 자료를 가지고 그대로 되받아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 방송은 남측의 일부 언론이 "남조선 군부가 하라는대로 하고 있다"면서 "남조선 군부의 대변자로 들러리 노릇을 할 것이 아니라 허위와 진실을 똑바로 가려보고 정의와 진리의 편에 서서 사회여론을 올바르게 선도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99년 6월 서해교전 당시에는 여러 기관ㆍ단체의 성명과 각종 보도매체를 동원해 남측의 '선제도발' 주장을 폈지만 남측 언론에 대해서는 전혀 비난하지 않았었다. 이와는 달리 북한이 서해교전 보도와 관련해 남측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분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이번 사건이 자신들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거나, 남측 군부와 언론의 분석처럼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으킨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사건임을 주장하고 싶어 남측언론을 계속 들먹이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