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이 2일 한나라당과 자민련 등 상대당 의원총회에 참석, 출마의 변을 밝히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크로스 정견발표'가 성사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국회의장 선출은 사실상 당론투표의 형식으로 진행돼온데다 본회의장 선출에서도 후보의 정견발표 절차가 없어 조 의원의 제안은 관행에서 벗어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국회법 개정으로 의장에 선출되면 어차피 당적을 이탈하게 돼 있는데다 재적의원 전체의 지지를 호소한다는 점에서 상대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크로스 정견발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각당은 엇갈린 입장을 밝히고 있어 크로스 정견발표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의장 후보의 정견발표를 듣기 위해 일부러 의총을 열 수는 없지만 의총이 있을 때 의장 후보들이 찾아와 정견발표를 하겠다고 하면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도 "아직까지 시도된 적 없는 제안이어서 확답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자유투표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선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같은 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진정한 자유투표를 위해선 의장후보들이 다른 당에 가서 자기 의견을 밝히는게 바람직하다"며 "투표에 앞서 본회의장에서도 출마희망자들에게 정견발표 기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의장후보는 그동안의 의정활동과 기자회견 등으로 이미 자신의 소신을 밝혔는데 굳이 다른 당을 넘나들며 정견발표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당직자도 "자유투표라는게 정당에서 특정후보를 내지 않고 의원 전체가 후보가 되는 것인데 특정인이 정견발표를 하는 것은 오히려 자유투표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같다"고 반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