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까지 상황을 지켜본 김동신 국방장관은 김대중 대통령 방일 환송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국방부로 돌아와 군 지휘부로부터 경계태세 상황과 북한군의 동향을 보고받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이남신 합참 의장은 아침 일찍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부상 장병들과 유가족을 위로한 뒤 곧바로 집무실로 돌아와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북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교전 발생 해상 부근 북쪽 해역에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북한 어선 30여척이 조업 중이나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 쪽으로 전진 배치되는 등의 특이 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 5도서 7천여명의 주민은 서해 교전에 따른 조업금지 조치로 30일 고기잡이를 하지 못한 채 착잡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연평도는 주민 1천3백여명 가운데 80% 가량이 70여척의 배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 피해가 막심했다. 하루 30? 남짓한 꽃게를 잡아 4억5천만∼5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나 이틀째 손해를 보고 있는 것. 연평도 어민회장 김상달씨(73)는 "어획량이 예년만 못해 어려운데 아예 고기잡이를 하지 못하게 됐으니 어민들의 사정이 오죽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서해 교전에서 부상한 19명의 해군 장병 가운데 중상을 입은 장병 8명이 수술 후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수도병원장 김상훈 대령은 30일 "부상자 중 4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자는 모두 8명이며 박동혁 상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사한 해군 장병 4명의 영결식은 7월1일 오전 9시 국군수도병원 내 의무사령부 체육관에서 열리며 시신은 영결식이 끝난 뒤 성남 시립화장장에서 화장돼 이날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전사한 해군 장병 4명을 추모하는 합동 분향소가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에도 설치됐다. 해군 작전사령부는 30일 오전 기지사령부 내 실내체육관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다. 또 부대 내에 조기를 게양하고 장병들에게 근조 리본을 가슴에 부착하도록 했다.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문정일 해군 작전사령관을 비롯 각급 지휘관과 장병들이 찾아 헌화하고 전사한 장병들의 넋을 위로했다.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 백령·연평도 항로 여객선들의 운항이 30일 오후 재개됐다. 이날 낮 12시10분과 12시40분 백령도에서 백령아일랜드호와 데모크라시호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향해 출항했고 오후 1시 인천에서 실버스타호가 연평도를 향해 출항했다. 김수찬·김희영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