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30일 오후 일본에 도착, 2박3일간의 '정상외교'에 나섰다. 김 대통령은 이날 밤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 및 폐막행사에 앞서 귀빈실에서 아키히토 일본천황, 요하네스 라우 독일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국왕 등 각국 정상들과 환담을 가졌다. 김 대통령이 북한 경비정의 무력도발 사태에도 불구, 일본 방문을 예정대로 강행한 것은 성공적인 월드컵 공동개최를 국운융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간 긴장국면이 벌어져도 우리 군의 확고한 경계태세 유지로 국가안보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반도 주변 4강의 하나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측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판단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한.미간 동맹관계와 한.미.일 3국간 공조관계를 가장 중요한 축으로 여겨왔다는 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김 대통령은 방일 둘째날인 7월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월드컵공동개최로 조성된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 메시지를 발표한다. 김 대통령은 또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북.일관계 개선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자연스럽게 북한측의 서해 무력도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대응책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돼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한.일 FTA(자유무역협정) 산.관.학 공동연구회'의 내실있는 운영 △한.일 고위경제협의회 운영 등 경제분야의 협력기반을 공고히 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도쿄=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