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백일잔치를 치른지 2주만에 죽다니...아까운 우리 사위, 우리 딸은 어떻게 하구..." 29일 밤 서해상에서 북한군과의 교전중 전사한 고(故) 조천형(26) 중사의 장모(56)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 영현실 앞마당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첫 딸을 낳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아이 놔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유가족들은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휴학하고 하사관 생활을 시작한 조중사의 효심을 하나 둘씩 꺼내며 흐르는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조 중사가 아내 강정숙(25)씨와 결혼한 것은 지난해 11월 25일. 결혼 7개월, 장기 선상생활로 달콤한 신혼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갓 백일지난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조 중사. "결혼식 때만해도 해군 동료들이 멋진 결혼세리머니를 펼쳐 가족들을 얼마나 흐뭇하게 했는데..."라며 친척들도 울먹였다. 5남매 중 외아들을 잃은 아버지 상근(62)씨는 "오늘 손녀딸을 보려고 집에 온다고 했었는데..."라며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채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고교시절 육상선수였던 조 중사는 대전대 체육학과에 진학, 2년간 대학생활을 하다 "급여가 그래도 났다"며 해군 수병으로 입대한 뒤 하사관에 지원해 5년째 복무중이었다. 줄곧 진해에서 지내다 최근 평택으로 이사온 조 중사 가족은 방 한칸에 부엌만 있는 10평짜리 사글세 아파트에서 어렵게 생활해와 주위의 눈시울을 더욱 붉히게 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전사한 4명의 영정이 1계급 특진된 계급장과 함께 놓여 있었으나 4명 호국영령은 유족들의 오열 속에도 끝내 아무 대답이 없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