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25분부터 21분간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간 교전은 북측 경비정의 선제포격으로 촉발됐다. 우리 군당국에 따르면 비록 직접적인 교전시간은 21분에 불과했지만 오전 10시56분 상황이 완전 종료되기까지 62분은 양측 모두 생사를 가르는 치열한 무력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교전이 있기전까지 서해 NLL은 전날처럼 30여척의 꽃게잡이 어선이 북측 해상에서 조업중인 가운데 북한 경비정 2~3척이 어업 지도 단속을 벌이는 등 평온한 상태였다. 당시 NLL 해상은 파고 0.5m, 시정 5마일로 조업하기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서해상의 평온이 깨진 것은 오전 9시54분께 북한 연안 경비정인 `SO-1'급 2척이 연평도서방 14마일과 7마일 해상에서 각각 NLL을 3마일과 1.8마일 넘어서부터. 즉각 인천 제2함대 상황실과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해군 작전사령부 등의 비상대기조가 북측 경비정의 이동 상황을 주시하면서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우리 해군 함정은 먼저 북측 경비정 1척이 NLL을 넘자 즉각 "NLL을 넘었으니 북측으로 되돌아가라"는 `퇴각' 경고방송을 수차례 실시하며 대응 기동에 나섰다. 그러나 10시 1분께 또다른 경비정 1척이 NLL을 3마일 가량 넘자 우리 고속정 1개 편대2척이 위협 기동을 시작했다. 뒤따라 NLL을 넘어온 북측 경비정은 우리측 경고를 무시한채 앞서 넘어온 경비정 1척과 연평도쪽으로 항진을 계속했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우리 고속정 첫번째 편대(2척)는 근처에 대기중이던 고속정 2개 편대(4척)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우리 고속정 6척은 북측 경비정에 450m 가까이 근접해 거친 파도를 일으키고 고속 기동전을 펼치며, 경고방송을 통해 `퇴거'를 계속 요구했다. 오전 10시 25분께 북측 경비정은 우리측 6척의 고속정중 1척에 장착무기중 가장 위력적인 85mm 단연장포로 추정되는 함포 1발을 발사했다. 북측 함포 첫발은 27명이 탑승한 우리 고속정의 조타실에 그대로 명중했고, 순간 무방비 상태였던 조타실에 불이붙어 고속정 지휘관인 정장 윤영하(26.해사50기)대위가 전사하고 3명이 피투성이가 됐다. 이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해군은 즉각 인근에 대기중이던 초계함 2척을 긴급 출동시켰다. 피격당한 고속정 1척을 제외한 5척과 초계함에서 해군 작전명령과 교전규칙에 따라 즉각 76mm, 40mm 함포 등으로 수백발의 대응 포격을 가했다. 북측 경비정 1척은 화염에 휩싸여 아비규환 상태에 빠진뒤 즉각 기수를 북쪽으로 돌려 퇴각했다. 상당한 인명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공군 KF-16 전투기 1개 편대를 긴급 출격시켰으나, 확전의 조짐이 없다고 판단해 복귀 조치시켰다. 오전 10시50분께 북측 경비정이 NLL 북쪽으로 퇴각하자 우리측 고속정도 모두 NLL 해역을 벗어나 귀환했다. 이날 교전으로 우리측은 전사 4명, 부상 19명, 실종 1명 등 24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피격 고속정 1척은 예인중 오전 11시 38분께 침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