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 2척이 29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남측에 선제사격을 가해 남북 교전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해상에서의 이번 남북 해군간 교전은 지난 99년 6월 연평해전 이후 3년만의 일이다.

북한이 이번 서해교전을 일으킨 배경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확히 파악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서해교전이 발생한지 6시간여 만에 `남측의 선제공격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우선 시기적으로 지난 99년 연평해전 때와 같이 꽃게잡이 철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보통 북한 경비정이 꽃게잡이 어선을 2-3마일 떨어져 경계하느라 북방한계선을 넘는 일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측의 의도적인 도발 가능성을 일단 낮추어 봤다.

그렇지만 북한의 군부 등이 다분히 `의도성'을 갖고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즉 북한 군부는 지난 99년 6월 연평해전에서의 `참패'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고, 그동안 서해함대의 군사력과 함께 해상기동훈련을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남측의 수차례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선제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에 큰 피해를 입힌 사실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북측 내부적으로 지난 3년전의 연평해전의 실패를 거울 삼아 한층 강화된 교전수칙이나 대응 기준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해 교전 상황을 브리핑한 이상희 합참 작전본부장도 "중요한 것은 적의 선제공격으로 우리에게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며 그것은 적(의 공격)이 상당한 의도성을 가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서해 NLL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문제삼고 있는 사실로 미뤄 볼 때 NLL문제를 또다시 이슈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99년 9월 '특별보도'를 통해 NLL을 무효화하고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해상경계선'을 그어 그 북쪽 지역을 인민군 군사통제수역으로 설정한다고 선포한 바 있다.

특히 현재의 한반도 정세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사 방북이후 잠시 남북대화에 나섰지만 최성홍(崔成泓) 장관의 방미시 발언과 금강산댐 등을 문제삼아 남북관계의 진전을 마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북ㆍ미관계는 최근 `고위급 대화' 재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미분위기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18개월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 중앙방송을 통해 미국이 서해상에서 남한과 합동 함대기동훈련을 벌인 것은 "조(북)ㆍ미 회담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제가 우리를 힘으로 압살할 기도를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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