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다 중국에 체포된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46) 전도사의 딸 한나(22)씨와 이 선교회 이경희(32.여) 간사, 두레마을 박현자(50.여) 목사 등은 지난 20일 천 전도사가 잡혀있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주 하이라얼(海拉爾)에 도착, 9일째 머물고 있다. 이들은 28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친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후 2시30분께부터 30여분 동안 천 전도사를 면회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전과 오후 전화통화 내용. -- 27일 열린다던 재판은 실제로 열렸나. ▲27일이 재판 날짜라고 해서 지난 18일 한국을 떠나 지난 20일 이곳 하이라얼로 왔는데 내달 2일로 연기됐다고 한다. 연기 이유는 모르겠다. -- 천 전도사가 잡혀있는 곳이 어디인가. ▲네이멍구 자치주 하이라얼에 있는 구류소다. 중국과 몽골 국경 지역이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옥이 아니라 구류소에 있는 것 같다. -- 천 전도사와 면회는 했나. ▲가족이 왔는데도 면회를 시켜주지 않고 있다. 중국인 변호사만 면회할 수 있다. 중국인 변호사는 형식적으로 변호를 하기 때문에 지난 4월에 선임했는데도 지금까지 3번 밖에 면회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에 도착한 뒤 변호사로부터 지난 19일에 천 전도사가 썼다는 편지만 전해받았다. -- 천 전도사 상태는. ▲구류소 안에서 많이 아프셨던 것 같다. 갑자기 열이 많이 올라서 병원에 가자,약을 좀 달라는 등 요구를 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며칠 지나서야 병원에하룻동안 데려가더니 그 다음부터는 구류소 안에서 진료를 받는다고 한다. 아마 씻기도 어렵고 식사도 입에 맞지 않아서 몸이 많이 허약해진 것 같다. -- 가혹 행위를 당한 적도 있나. ▲다행이 그런 일은 없다고 들었다. -- 외교통상부에서는 천 전도사에게 징역 7년형이 구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아마도 정부에서는 중국 변호사 말을 듣고 그런 얘기를 하는 모양이다. 물론정식으로 따진다면 이전에도 잡혔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일은 정치적으로 풀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도 힘을 써준다고 하니까... 이곳에서 듣기로는 어쩌면 벌금을 내고 풀려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 -- 천 전도사가 데려오려고 했던 탈북자들 상태는. ▲이 부근에 잡혀있다고만 들었다.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천 전도사를 면회하고 난 뒤에 그 분들 일을 알아보려고 한다. 그 분들은 북한 국적이기 때문에 더 좋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을 것이다. (이상 오전) -- 오후에 면회를 했다던데. ▲이곳 시간으로 오후 2시30분께부터 3시께까지 30여분 동안 구류소로 가서 면회를 했다. 나(박 목사)와 한나가 갔는데 천 전도사와 한나가 서로 붙들고 하도 울어서 나까지 마음이 울적했다. 오후들어 갑자기 면회가 허용된 이유는 잘 모르겠다. -- 천 전도사 상태는. ▲얼굴은 걱정했던 것보다는 좋아 보였다. 독방에 갇혀있다고 한다. 꽤 넓은 면회소에서 만났는데 중국인 남여 1명씩과 변호사가 옆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깊은얘기는 못나눴다. 책과 신문을 가져갔는데 그것도 전해주지 못했다. (이상 오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