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통령 3남 김홍걸씨는 28일 첫 공판에서 기업체들로부터 주식이나 금품을 받은 혐의는 대체로 시인했지만 대가성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홍걸씨는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로부터 차명계약 등을 통해 타이거풀스 주식 6만6천주와 계열사 주식 4만8천주를 받았지만 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관계기관에 부탁하거나 사업자 선정과정에 개입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홍걸씨와 나란히 법정에 선 최규선씨도 "송 대표로부터 복표사업자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홍걸씨에게 그 뜻을 전한 적은 있다"면서 "그러나 송씨가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홍걸씨가 누구에게 부탁해 그런 결과가 나온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스닥업체 D사 대표 박모씨로부터 조폐공사의 해외 기술투자 합작사업 추진과창원 아파트 고도제한 해제건 등에 관한 청탁과 함께 5억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한검찰 신문에서 홍걸씨는 "최씨로부터 돈을 일부 받긴 했지만 정확히 박씨에게서 (돈이) 왔다는 말은 들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홍걸씨가 재작년 가을께 작성한 `박회장 주식 10%' 등이 적힌 자필메모를 제시하며 "조폐공사와의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박씨로부터 받기로 한 주식이아니냐"고 신문했고, 홍걸씨는 "최씨가 전화로 CB(전환사채)발행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등의 말을 해 잘 알아듣지 못하겠으니 다시 설명해달라고 하면서 메모를 남긴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최씨는 "재작년 10월 조폐공사가 H사와 위폐방지시스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려던 시점에 H사와 경쟁관계에 있던 D사의 박 회장이 `설립발표를 한달만 늦춰달라'고 요청해 와 홍걸씨와 함께 조폐공사 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창원 아파트 고도제한 해제청탁과 관련, 홍걸씨와 김혁규 경남지사가 만난적 있느냐는 검찰 신문에 최씨는 "김 지사가 자신의 정치 프로그램과 관련, 미국에있는 홍걸씨를 만나길 원한다는 것을 지인으로부터 전해듣고 홍걸씨에게 권했을뿐아파트 건과는 관계없다"고 진술했고, 홍걸씨는 "김 지사를 만난적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또 박씨로부터 받은 10억여원에 대해 "영국회사와의 기술이전계약 성사에 대한 컨설팅비 등의 명목으로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홍걸씨는 S건설 손모 회장으로부터 부산경남지구 경마장 신축공사중 토목공사 및 기무사 이전공사 수주 등의 청탁을 받고 최씨와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혐의에 대해선 "청탁받은 사실 없다"고 말했고, 증여세 2억2천474만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시인하면서도 "미국에 거주한 관계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홍걸씨는 주식이나 돈을 받은 시기 등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고, 일부 금품수수 혐의에서는 홍걸씨와 최씨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19일.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