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초 28일로 예정됐던 총무회담이 내달 2일로 미뤄지자 원구성 지연의 책임 문제를 놓고 `장외공방'을벌였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각종 부정부패 의혹에 대한 특검제, 청문회 등을 피하기위해 고의로 원구성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힘의균형'을 무시하고 수의 힘으로 국회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규택(李揆澤) 총무를 향해 "협상을 미루지 말고 민주당 총무방을 찾아가라. 신사적으론 안되니까 이젠멱살이라도 잡고 협상하라"고 강경하게 주문했다. 서 대표는 "국회에 계류중인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의장선출이라도 먼저 하자고요구하라"면서 조속한 원구성을 채근했다. 이상득(李相得) 총장도 "시급한 민생법안은 단독으로 처리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단독국회 불사 방침을 밝혔다. 이규택 총무는 "자꾸 권력형 비리 문제가 불거지고 특검제가 거론되니까 민주당이 원구성을 회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당연히 수용해야 하는 자유투표를 놓고민주당이 엄청난 것을 양보한 듯한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의석비율이 바뀌었는데도 옛날대로 하자는 얘기를 하며 창피하지도 않은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국회의장을 맡은 당이 부의장 또는운영위원장도 함께 차지하자는 한나라당 제안을 긍정 검토한 적이 없는데도 한나라당이 `민주당이 긍정 검토키로 했다'고 발표했다"면서 불쾌해했다. 그러면서 정 총무는 총무회담 연기 배경에 대해 "오늘 오후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어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한나라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하지 못한당에서 부의장을 맡자'는 우리당 제안을 거부한 것은 힘의 논리로 국회를 독점하겠다는 독선적 발상"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부대변인은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군소정당들을 국회 운영에서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오만과 욕심을 버리고 전반기 원구성 원칙에 따라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민영규기자 gija007@yna.co.kr